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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스템, 돈 쓰고 실패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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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들이 성장이 정체하거나 더 큰 성장을 하기 위해 IT 시스템을 도입하곤 한다.

마치 IT 시스템이 만병통치약이라 생각하는 경영자도 적지 않다. 

이러한 경영자는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시스템이나 대기업 SI(System Integration) 업체가 개발한 시스템이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IT 시스템 도입의 성공 여부는 글로벌 시스템 패키지도 SI 개발업체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가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즉, IT 시스템 도입의 책임자는 바로 사장 자신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IT시스템 도입은 두 가지 목적을 지향한다.

바로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대부분 두 가지가 섞여 있긴 하지만, 결과는 뚜렷이 다르다.

하나는 단순 노동자의 해고로 이어지고, 하나는 숙련 노동자의 증가로 이어진다.

 

하지만, 많은 경영진이 이를 헷갈려한다.

그래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고, 숙련 노동자를 해고한다.

결국 시스템 비용은 늘어나고, 생산성은 줄어들게 된다.

 

난감한 것은 이 문제를 지적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현장 실무자는 이런 판단을 위한 폭넓은 기초 정보가 없다.

경영자는 실무자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고를 받게 되며, 정말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싼 돈 들여 도입한 IT시스템이 회사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데이터, 정보, 지식

데이터는 가공하기 전의 순수한 상태의 수치들을 말한다.

정보는 유의미하게 가공된 2차 데이터의 형태를 지닌다.

지식은 정보들 간의 관계를 통해 얻은 가치 있는 정보이다. 

지식 다음 단계로 지혜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이는 지식을 활용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의미한다.

● 데이터 : 실제 세상에 넓게 존재하는 사실적인 자료들
○ 정보 : 데이터가 의미있는 패턴으로 정리된 것
● 지식 : 정보를 실무에 적용한 것

 

 

예를 들어 제품의 판매수량과 금액을 집계한다고 했을 때, 이것은 정보다.

그다음에 제품을 매출액 순위로 나열하면 '잘 팔리는 제품'과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품별 원가를 더하여 손익을 구하면 어느 제품이 흑자고 어느 제품이 적자인지도 알 수 있다. 이것이 정보를 지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어은 지식을 경영에 활용한다. 이익이 많은 제품의 확장 판매를 추진하는 것이다.

매출액도 적고 이익도 내지 못하는 제품은 판매를 중단한다.

매출은 많지만 이익이 적은 제품에 대해서는 판매 가격과 사용 재료, 제조방법을 재검토한다.

이처럼 지식을 이익으로 바꾸는 것이 경영이다.

 

 

처음에는 데이터가 있고 그 데이터는 정보, 지식, 이익, 현금으로 모습을 바꾼다.

정보의 종류는 수익과 관계있는 정보, 원가와 관계있는 정보, 고객과 관계있는 정보 등 그 수를 헤어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경영자는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자신의 책임 하에 정의해야 한다.

 

 

 

정보 리터러시와 정보 책임

리터러시(Literacy)란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 교양, 능력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보 리터러시란 정보기술을 활용해 정보나 데이터를 처리하는 지식이나 능력을 뜻한다.

피터 드러커는 정보 리터러시를 '정보를 이용해 사물을 처리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정보 리터러시는 1974년에 제창된 개념이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인터넷의 발전으로 정보가 범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는 연구와 학습을 위해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Literacy)만 있으면 되었지만, 인터넷의 등장 이후에는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연구든 공부든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정보 리터러시에도 기술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비주얼 리터러시, 비즈니스 리터러시, 커뮤니티 리터러시, 컴퓨터 리터러시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핵심이 되는 능력은 4가지가 있다.

도구 리터러시(Tool literacy) : 도구와 하드웨어의 사용 능력을 말한다. 흔히 말하는 컴맹은 일반적으로 이 능력이 부족한 케이스이다.

정보 리터러시(Information literacy) : 정보 자료를 조사하고 옥석을 가려 종합하는 능력을 말한다.

소통 리터러시(Communications literacy) : 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만 리터러시의 기본 전제 자체가 소통인 만큼 그냥 고전적인 형태의 리터러시라고 보면 될 것이다.

④ 문화 리터러시(Cultural literary) : 다른 리터러시들이 집단 및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 사회적 합의에 대해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컴퓨터는 데이터를 처리해 정보를 수집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도구를 사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일은 정보시스템 부서의 업무이다.

도구로써 컴퓨터 사용법을 정하고 거기서 얻은 정보를 경영에 활용하는 일은 경영자의 업무이다.

따라서 경영자에게는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 "어떤 형태의 정보가 필요한가?"를 생각할 책임이 있다.

이를 '정보 책임'이라고 한다.

 

경영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명확해지면 정보시스템 부서는 '이러한 정보를, 이러한 형태로 수집할 수 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IT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영자가 정보 책임을 완수하지 못한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스템과 ERP

시스템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서로 연관된 요소들을 1개의 집합체로 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몸도, 축구팀도, 회사 조직도, 기계장치도 모두 시스템의 일종이다.

회사 조직은 이익을 달성하고자 기획팀, 생산팀, 영업팀, 경리회계팀, 경영관리팀 등 여러 부문이 서로 관련되어 활동을 한다.

 

시스템은 처리하고자 하는 대상을 입력하여 처리하고 그 성과를 출력하는 것이다.

더 심플하게 지속적으로 성과를 이끌어내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각자가 따로따로 행하는 업무를 관련지어 효율적이면서도 성과가 나오는 구조로 만드는 것을 시스템화라 한다.

 

실무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시스템을 사용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회사라는 시스템은 현금을 사람과 물건으로 바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통해 가치를 창조하고 또다시 더 큰 현금으로 회수하는 활동을 하는 존재이다.

새로이 만들어낸 가치의 크기라 바로 '이익'이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자원관리)는 '기업의 이익을 최대화하고자 조달/생산/판매/물류/회계/인사 등 기업의 기간 업무를 횡단적으로 파악하여 전사적으로 경영자원의 활용을 최적화하는 계획, 관리를 위한 경영 개념'을 말한다.

간단히 말해, 경영자원(사람, 물건, 돈, 정보)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경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기법이자 개념이다.

ERP의 개념을 기업 경영에 도입하기 위한 정보 기반을 ERP 시스템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의 기간업무를 위한 정보시스템을 말한다.

ERP 시스템을 처음부터 만들려면 고도의 전문지식, 엄청난 노력과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미 만들어진 패키지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ERP 패키지이다.

 

회사가 ERP 시스템을 구축할 때 ERP 패키지를 사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프로그램 개발 기간의 단축

② 원가절감 (자체 개발보다 비용이 낮음)

③ 선진 기업의 업무 노하우(베스트 프랙티스) 도입이 가능

 

ERP 패키지의 장점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를 데이터화해서 그것을 회계데이터(분개)로 바꾸는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한 후 회계시스템을 사용해 업무의 실패를 파악하는 것이다.

종래의 회계시스템은 회계 분개에서 출발한다.

이 회계 분개는 업무 데이터를 요약하여 수작업으로 회계 분개로 바꾼 것이다.

회계 분개를 시작으로 하기 때문에 결산서에서 회계 분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는 있어도 업무 데이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

더욱이 각 업무가 분산되어 작성되므로 회계 분개에서 업무 데이터로 거슬러 올라가기란 쉽지 않다.

 

ERP 패키지의 장점은 서로 연동된 업무시스템에서 생성되는 업무 데이터를 자동으로 회계 데이터로 전환하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결산서나 관리회계 정보를 생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회계정보에서 회계 데이터, 업무 데이터 이렇게 단계적으로 소급해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처럼 ERP 패키지는 업무가 이뤄질 때마다 회계 분개를 생성하고 또 회계 수치를 바탕으로 회사 활동을 표현하는 회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관점을 바꾸면 회계 분개로써 표현하지 못하는 업무 활동, 즉 물건의 움직임이나 시간관리에 대해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재고관리, 공정관리, 기계 가동시간 관리, 직원 관리 등이 바로 그렇다.

ERP 패키지로 커버할 수 없는 부분은 가령 공정관리용 애드온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거나 별도의 프로그램을 추가로 만들면 되지만 전체의 정합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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