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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회계] 예산 책임과 원가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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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은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짜는 구조이다.

예산이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는 이유는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사고방식 때문이다.

예산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라는 점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명확한 책임을 부여하지 않으면 회사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특히 예산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부여해야 한다.

 

1. 경영자의 책임은 현금흐름에 대한 책임

경영자의 책임은 현금흐름에 대한 책임이지 매출에 대한 책임이 아니다.

지난날, 경영 파탄을 초래한 경영자 대부분은 시장점유율 제일주의로 매출액을 늘리는 데에만 치중해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계속해서 빚을 냈고 그 결과 유이자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까닭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운전자금이 바닥나 결국 도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되었다.

현금흐름에 대한 책임을 완수하려면 매출액은 물론 원가, 재고, 매출채권, 투자, 유이자부채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부문별로 예산을 설정하고 부문장에게는 그것을 반드시 지킬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인식시켜야 한다.

단 1원이라도 예산 초과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예산의 직접 책임이다.

기본책임은 일을 완수할 책임이다. 조직에는 각자가 맡은 기본책임이 있다.

이 책임이 명확하지 않거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누구나 타성에 젖어 일하게 되고 기업 시스템은 마비된다.

또한 책임의 정의가 잘못되어도 문제가 발생한다.

 

 

 

 

2. 영업의 기본책임

영업부문의 기본책임은 공헌이익에 대한 책임과 회수에 대한 책임이다.

예산을 달성하는 책임 단위는 부(部)나 과(課)가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업 담당자로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공헌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영업 담당자의 급여와 여비, 판촉비, 출하운임, 광고선전비 등 판매에 직접 소요된 비용을 뺀 금액이다.

공헌이익이 적자인 영업 담당자는 회사의 수익 활동에 전혀 공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업담당의 기본책임이 매출을 늘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영업 담당은 매출을 늘리는 일에만 몰두하게 된다.

오로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회사의 이익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영업 담당자의 기본 책임은 매출이 아닌 공헌이익이어야 한다.

 

 

또한 회수책임과 재고책임은, 만든 제품은 모두 판매하고 대금은 판매한 본인이 모두 회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품의 판매 대금이 회수되어야 거래가 완결되고 현금도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제품의 재고를 모두 현금으로 바꾸는 것 역시 영업 담당의 책임이다.

 

 

 

3. 제조의 기본책임

제조부서의 기본책임은 QCD, 즉 품질, 원가, 납기에 대한 책임이다.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의 제품을, 목표로 정한 원가 이하로 제조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납기를 맞추는 것이다.

 

Q는 Quality, 즉 품질을 뜻한다.

품질이 좋다는 것은 수율이 높다는 의미이다. 수율이 높을수록 비용이 적게 든다.

 

 

C는 Cost로 비용을 말한다. 표준원가 이하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점은 표준원가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것이다.

판매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표준원가는 시장가격에서 목표로 하는 매출총이익을 뺀 가격으로 설정해야 한다.

: 제조부의 목표원가 = 시장가격 - 목표이익

 

D는 Delivery로 납기를 의미한다. 거래처에 제 때에 물건을 보내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 관련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품질이 나쁘면 검사, 수정, 개선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여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목표인 표준원가 이하로 제품을 만들면 제조부문은 그만큼 이익을 올린 것이다

실무에서는 이를 '제조이익'이라고 한다.

반면에 납기가 지연되면 회사의 자금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금의 일시적인 모습인 제공품이 증가하는 동시에 운전자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4. 영업과 제조의 책임 한계

제조와 영업 부서의 책임범위가 애매모호하면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제조부서에서 불량품이 발생해 원가가 높아져 최종적으로 적자가 난 경우가 그렇다.

영업 담당자로서는 자기 탓에 적자가 난 것이 아니므로 공헌이익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하면 수긍하지 못한다.

 

 

그래서 제조원가는 일단 확정가격으로 바꿔 영업부서에 인도할 필요가 있다.

확정가격을 제품의 표준원가로 하면 두 부문의 책임 범위는 더욱 명확해진다.

표준원가는 판매가격에서 매출총이익을 차감하여 설정한다.

제조부문은 표준원가 이하로 제품을 만들 책임을 지고, 영업부서는 표준원가를 전제로 한 공헌이익에 책임을 지게 된다.

표준원가를 판매가격에서 구하는 것은 제조활동과 고객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데 의미가 있다.

 

제조부서와 영업부서를 서로 다른 회사로 생각하고 일을 처리해야 한다.

회사가 다르면 제조원가가 표준원가를 초과했다고 해서 파는 쪽 회사가 사는 쪽 회사에 적자를 떠넘기는 일은 없다.

제조부서에서는 표준원가와 실제원가와의 차이를 원가차이로 처리한다. 이를 제조손익이라 한다.

제조부는 제조손익에, 영업부는 공헌이익에 각각 책임을 진다.

 

 

 

원가 계산

제품별 이익을 알려면 제품별 판매가격과 원가를 알아야 한다.

판매가격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제품원가는 계산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제품원가를 계산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계산방법이 다양하여 어떤 방법을 쓰느냐에 따라 제품원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품원가가 변하면 결국 이익도 변하게 된다.

 

원가계산을 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다.

① 제품별 이익을 파악하기 위해

② 원가가 높은 제품을 찾아내어 그 원인을 밝히고 원가를 낮추기 위해

 

 

상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만드는 절차에 따라 원가를 합산해야 한다.

제품원가는 수량과 단가로 구분해서 집계해야 원가관리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옷의 제품원가는 옷감과 부속부품 등의 재료비와 재단, 봉제, 검사 등에 소요된 활동원가(제품원가 = 재료비 + 활동원가)로 구성되어 있다.

재료비는 옷감과 부속부품의 사용량과 단가, 재단비는 검사 시간과 단가, 봉제비는 봉제 시간과 단가, 검사비는 검사 시간과 단가처럼 요소별로 분류하여 원가 데이터를 합산한다.

 

재료비가 높다는 말은 옷감과 부속부품의 사용량이 '사양서'에 규정된 수량보다 많았거나 지료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사용량이 많다는 것은 재단 실수나 봉제 실수로 옷감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용했다는 뜻이다.

봉제비가 많이 드는 이유는 예상보다 봉제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는 인건비 등이 상승해 봉제 공정에 대한 시간 단가가 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처럼 금액을 물량(또는 시간)과 단가로 나눠야 원가관리를 할 수 있다.

즉, 곤충의 눈으로 정보를 꼼꼼히 수집하고 관찰해야만 원가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BPR과 ERP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은 1993년, 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교수 마이클 해머와 경영 컨설턴트 제임스 챔피의 공저 '리엔지니어링 기업혁명(Reengineering the Corporation)'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들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리엔지니어링은 '비용, 품질, 서비스, 속도처럼 중요하고도 현대적인 성과 기준을 대폭 개선하고자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재고하여 근본부터 바로잡는 일'로 정의했다.

이 책에는 포드자동차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실려있다.

 

 

1980년대 초, 포드자동차는 간접비와 관리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당초 포드자동차의 외상매입금 지급 부서에는 5,000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으나, 이 숫자를 400명으로 줄이고자 했다.

당시 포드자동차에서는 부품을 구입할 때 구매부서가 부품 제조회사에 '구매주문서'를 발송하고 그 사본을 지급 부서에 보낸다.

그리고 부품이 도착하면 인수 담당자가 구입 부품에 대한 [검수보고서]를 작성해 지급 부서에 송부한다.

동시에 부품 제조회사는 포드자동차의 지급 부서에 청구서를 발송한다.

마지막으로 지급 부서에서 '구매주문서'의 사본, [검수보고서], 업자가 보내온 청구서를 체크하고 문제가 없으면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포드자동차는 '구매주문서'의 사본, [검수보고서], 업자가 보내온 청구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예외적 상황을 고려해 5,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확인 작업에 투입한 것이다.

당시 포드자동차가 자본을 투자한 마쓰다자동차에서는 지급 업무를 고작 5명이 담당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지급 프로세스를 다음과 같이 검토하였다.

 

 

구매 담당자는 부품 제조회사에 주문서를 발송함과 동시에 주문을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한다.

부품 제조회사는 부품을 인수 창구로 보낸다. 

부품이 도착하면 인수 담당자는 컴퓨터를 검색해 인수한 부품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발주 완료 미도착 부품'과 일치하는지를 점검한다.

일치하면 부품을 인수하고 데이터베이스에 부품이 도착했음을 입력한다.

인수 전표는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며 컴퓨터는 자동으로 해당 기일까지 수표를 발행해 납품업자에게 지급한다.

한편, 부품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부품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납품업자에게 반송한다.

 

한마디로 포드자동차는 대금 지급일을 '청구서를 수령했을 때'가 아닌 '발주한 부품을 인수했을 때'로 바꾼 것이다.

이 지급 프로세스의 변경에 따라 청구서도 필요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구매주문서'의 사본, [검수보고서], 그리고 업자가 보내온 청구서 체크와 같은 가치 없는 활동도 생략되었다.

 

 

데이터를 정보기술로 통합함에 따라 지급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다.

마이클 해머와 제임스 챔피는 '리엔지니어링에서는 정보기술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정보기술이 없으면 프로세스는 리엔지니어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 후 1990년대 들어 경영의 글로벌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업 경쟁이 격렬해졌고 BPR은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마이클 해머와 제임스 챔피가 주장한 것처럼 BPR에는 IT를 사용해 기업 전체의 업무데이터를 통합하는 정보시스템이 필수 불가결해졌다.

이로써 ERP 패키지는 BPR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급속하게 보급되었다.

 

ERP 패키지에는 수많은 도입 실적을 바탕으로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어져 있는 업무 수행방식)가 축적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 ERP 패키지를 도입하면 BPR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많다.

그러나 포드자동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BPR을 먼저 확립한 후 그것을 실현하는 도구로 ERP 패키지를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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