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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회계] 고급 미용실 vs 저가 미용실, 어느 쪽이 돈을 더 많이 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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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미용실과 블루클럽 같은 저가 미용실 중 어느 쪽이 더 돈벌이가 될까?

고객 단가가 높으니 고급 미용실이 돈을 더 벌지 않을까?

아니면 박리다매(薄利多賣)인 저가 미용실의 수익이 더 짭짤할까?

 

 

고급 미용실의 경우 한 사람당 커트비가 대략 3~5만 원(이하 평균 4만 원으로 계산)이며 샴푸와 헤어트리트먼트 등의 재료비로 2천 원 정도 소요된다.

보통 고객 한 사람에게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손님은 6명 정도이다.

이에 비해 저가 미용실은 재료비가 1천 원, 한 사람에게 소요되는 시간이 대략 10분이므로 하루에 40명을 받을 수 있다.

 

한 달을 기준으로 간접비(240만 원)는 동일하고 하루 8시간(480분) 일한다고 가정할 때, 1분당 간접비는 200원이다.

고객 한 사람당 한계이익이 고급 미용실이 38,000원인데 반해 저가 미용실은 9,000원이다.

고급 미용실 서비스에는 커트, 샴푸에서 마사지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고객 한 사람당 60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저가 미용실은 머리를 자르기만 하면 되니깐 10분이면 충분하다.

그 결과 고객 한 사람당 간접비는 고급 미용실을 할 때는 12,000원(200원 X 60분)이었는데, 저가 미용실로 할 경우 2,000원(200원 X 10분)으로 줄었다.

 

 

한 사람당 한계이익만으로 판단하면 고급 미용실이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하루당 이익은 저가 미용실이 높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고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개월의 이익은 고급 미용실과 비교해서 두 배나 된다.

 

 

제품 한 개당 한계이익이 높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생산 판매해도 회사 전체의 한계이익이 최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생산에 필요한 시간이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개당 한계이익이 높든, 생산에 시간이 걸리는 제품을 만들어 팔든 어느 쪽도 회사 전체의 한계이익이 최대가 되지 않는다.

 

 

핵심은 시간이다.

고급 미용실을 찾는 고객은 60분 서비스에 만족하기 때문에 기꺼이 4만 원을 지불한다.

하지만 주인 입장에서 고급 미용실 서비스에는 커트, 샴푸,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한 손질, 간단한 마사지가 포함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만큼 비용(간접비)가 드니깐 서비스 원가(제품원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저가 미용실의 서비스는 커트뿐이다. 샴푸도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한 손질도 없다.

커트는 10분이면 끝난다. 시간이 짧은 만큼 서비스 원가에 포함되는 간접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커트비가 싸도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구조이다.

 

고급 미용실이 저가 미용실보다 이익이 적은 이유는 작업에 걸리는 시간 때문만은 아니다.

고급 미용실의 한 사람당 간접비는 12,000원(200원 X 60분)이다.

1개월 동안 고객 숫자를 150명이라 하면 1개월에 회수되는 간접비는 180만 원(12,000원 X 150명)이 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가게를 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고정비는 240만 원이므로 실제 이익은 330만 원(38,000원 X 150명 - 240만 원)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저가 미용실은 660만 원(9,000원 X 1,000명 - 240만 원)이므로 1개월간 이익 차이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차이는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급 미용실의 이익이 적은 이유가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 너무 긴 대기시간에 있다.

고급 미용실은 하루에 6명에게 360분(6명 X 60분)의 시간을 사용한다.

한편, 저가 미용실은 40명에게 400분을 쓴다.

즉, 고급 미용실에서는 하루 480분 중 120분은 전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에 반해 저가 미용실은 하루 중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시간은 80분뿐이다.

(10분 X 40명 = 400분, 480분 - 400분 = 180분)

가치를 창출하지 않아도 비용은 일방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고급 미용실은 대기시간이 긴 만큼 가게의 채산성이 낮은 것이다.

 

 

가치의 의미

관리회계에서는 '가치'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경제학에서는 가치를 '재화 및 서비스가 사람에게 유용하고 희소성이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또한 사용가치가 있는 재화 및 서비스는 교환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 크기는 일정량의 재화 및 서비스를 얻기 위해 필요한 교환물(다른 재화나 화폐량 등)의 양으로 측정한다.

 

회계에서 사용하는 가치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회사가 만든 제품(재화 또는 서비스)이 얼마에 판매됐느냐는 것이다.

즉, 회사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판매되어 다시 현금으로 바뀌었을 때의 금액을 말한다.

따라서 아무리 돈을 투자해 만든 제품일지라도 팔리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고객의 만족이다.

활동기준 원가계산에서는 '이 활동은 가치가 있다' 또는 '이 활동은 낭비고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라는 표현을 한다.

고객의 시점에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량품의 수정, 기계 가동을 위한 준비 절차, 거래처로 이동하는 시간, 제안 자료의 재작성, 지루한 사내 회의 등은 모두 비부가가치 활동원가이다.

이들 활동에 소비된 원가를 고객에게 청구해도 어느 한 사람 기꺼이 지급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들 활동은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원가계산의 결함

전통적인 원가계산에는 여러 가지 결함이 있다.

 

1. 제조원가의 뒤틀림 현상

전통적인 원가계산은 이렇게 계산한다.

원재료나 제품을 소비하면 재료비, 직원이 일하면 급여, 기계나 설비를 사용하면 감가상각비, 건물을 빌리면 임차료와 같은 발생 원가를 계정과목으로 바꿔 계상한다.

이 중에서 제품별로 직접 추적할 수 있는 것(직접비)은 제품별로 집계하고, 추적할 수 없는 것은 제조간접비로 일괄한 후 작업시간이나 기계 가동시간 등의 기준을 사용해 제품별로 배부한다.

 

제조간접비 중에는 기술부문, 구매부문, 생산관리부문 등 보조부문의 원가처럼 제조 현장의 작업량(시간)과는 관계없이 발생하는 비용이 포함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원가계산처럼 제조간접비를 작업시간을 기준으로 제품에 배부하면 제품원가는 크게 뒤틀리고 만다.

 

 

2. 제조과정과 제조활동을 표현할 수 없다

제조과정에서는 재료의 구입, 가공, 조립, 대가, 검사, 수정, 포장, 출하 등의 제조활동이 이루어진다.

제조활동에는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부가가치 활동)은 물론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활동(수정, 대기 등과 같은 비부가가치 활동)도 있다.

경영자는 그런 활동에 원가가 얼마나 소비되었는지, 또 그 활동들은 얼마나 일어났는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활동원가는 얼마인지 등을 알고 싶어 한다.

그런데 전통적인 원가계산 방식에서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다.

전통적인 원가계산에는 애초에 과정이나 활동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3. 제품원가에서 활동 정보를 유추할 수 없다

재료는 제조과정을 거쳐 제품으로 교환된다.

따라서 제품원가에는 재료비와 재료가 제품으로 교환되기까지 소비된 몇 가지 활동원가가 집계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통적인 원가계산에서는 직접재료비, 직접노무비, 제조간접비 등 발생 원가를 요약한 금액만으로 표현될 뿐이다.

 

 

4. 원가를 관리할 수 없다

제품원가는 발생원가를 제품별로 합산한 것이다.

이 합산된 원가는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여기서 원래의 상태란 물량으로 따졌을 때의 경제가치의 소비량(재료량, 활동시간)과 그 단가(재료 단가, 활동 단가)로 분해한 상태를 말한다.

전통적인 원가계산은 금액으로 원가를 나타낼 뿐이므로 원가가 목표치와 비교해 높다는 사실은 알 수 있어도 그 원인까지는 파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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